우직하고 성실한가? 그러나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고, 모방을 최소화하는가? 모두가 ‘YES’라고 소리칠 때, ‘NO’라고 외치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모두가 비슷한 경력을 쌓을 때, 정반대의 경력을 개척하고 있는가? 전진보다는 후진하는 방법으로 성공의 해법을 찾는가?
이 질문에 모두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콘트래리언’이다. 콘트래리언은 변화된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인재’는 ‘간판’이나 ‘이름값’에 매몰된 사고방식을 버리고 자신만의 강점을 성공으로 바꾸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모두와 같은 대열’에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새로운 대열을 만들어 내는 인재들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언제나 역으로 생각하며, 그 반대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남들이 가는 방향과는 다르게 반대로(contrary)가는 사람들이 바로 ‘콘트래리언(Contrarian)’인 것이다.
인터넷 스트리밍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창업자는 반드시 반대를 보는 관점(contrarian view)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모두가 당신에게 바보라고 할 때, 바보처럼 그것을 밀여붙여야 합니다. 그것이 결국 성공하리라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는 비즈니스가 실제로도 바보 같으면 자주 망하죠. 그러나 종종 아무도 믿지 않는 것에 당신이 강력한 믿음을 가진다면, 그것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당신은 가치라는 것을 가지게 됩니다.” 그에게는 모두가 바보라고 하는 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콘트래리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똑같은 사안이라도 반대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샘솟는다.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겨왔던 정형화된 문제를 달리 보고, 새롭게 해결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 생각의 씨앗이 남들은 보지 못하는 위기와 기회를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실패는 콘트래리언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시행착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해진 쏠림현상이 낳은 문제가 있다면, ‘실패’란 단어를 그럴싸한 수사(rhetoric)쯤으로 생각하고, 나와는 거리가 먼 일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콘트래리언들에게 “실패가 당신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눈을 빛내며 말을 쏟아낸다. 그것은 단순히 자신의 실패를 털어놓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정선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정말로 실패에 열광한다. 또 실패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상식을 깨는 아이디어, 남들과 반대로 갈 수 있는 핵심 원동력이 실패 경험에 있었다고 고백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실패의 경험에서 성공의 힌트를 얻었기 때문이다. 실패에서 수천억 원짜리의 기회를 발견하거나, 실패에서 배운 교훈으로 콘트래리언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실패를 필연으로 받아들이는 의식의 커다란 차이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을 배분하고 적용하는’ 일이다. 아무런 지식이나 쌓는다고 해서 지식을 배분하고 적용할 수는 없다. 오로지 나의 ‘브랜드’가 녹아든 지식을 쌓는데서 지식을 배분하는 것도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그 때 비로소 그 지식이 남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될 수 있다. 콘트래리언들은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을 과감히 버린다.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핵심 지식만 흡수하는 방향으로 일찌감치 선회했기 때문이다.
탈지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식 공급자의 역할은 신선한 현장에 있다. 이것이 탈지식에 이르는 마지막 단계다. 탈지식 사회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 중에 쓰임새가 있는 정보만 고르는 매우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작업을 요한다. 콘트래리언이 되는 것은 결국 누가 더 단순해지느냐 하는 싸움이다. “위대한 사람은 결국 마지막에 단순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숙명은 앞으로 더 복잡해지는 게 아니라 단순해지는 데 있다. 그 길로 가는 첫걸음이 바로 탈지식인 것이다.
지금도 어디엔가에는 처절하게 실패를 맛보며 콘트래리언의 길을 가는 창업자와 경영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실패의 밭에서 역행의 발상을 키우며 3년, 5년 후에 지도에 나타날 길을 스스로 그려가고 있을 것이다.
이젠 당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차례다. 당신은 콘트래리언의 길을 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우리가 종종 잊어버리는 또 다른 사실이 있다.
디자인은 저 멀리 달나라에서, 아니면 진공 상태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은 현실에 영향을 주고, 현실 역시 디자인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을 우린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있다. 우리가 만나는 디자인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닮아있다는 것, 디자인의 변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_여는 글에서.
비밀 많은 디자인씨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다양한 디자인의 사례를 들며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디자인'이 우리와 상관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용성'을 갖춘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을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전 시대와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시간은 점점 더 잘게 쪼개지고, 우리들의 삶도 그렇게 숨가쁘게 나누어진다. 디지털시계는 분을 넘어 초를 다투는 일상, 찰나의 순간까지 정확성을 요구받는 삶을 가리킨다. 그러나 자연의 순환 그대로를 따르던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와는 전혀 다르게 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해와 달과 별을 보며 시간을 짐작하는 것과 분과 초까지 다투는 것은 사뭇 다른 감각일 수밖에 없다. 해와 달과 별에 의지할 때는 정확한 시각을 아는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이 틀 무렵, 해가 높이 뜰 무렵, 해가 질 무렵 정도만 분별하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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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해서 더욱 멋진 것, 그것이 바로 '일상'과 '삶'을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그곳이 바로 디자인의 자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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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자칫 우리의 삶을 옥죌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물론 디자인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주는 단서인 것만은 분명하다. 디자인은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이해하고, 지금, 여기에서 어떠한 선택이 가능하고,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또 다른 선택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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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디자인은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평범함에서 더욱 빛나고, 평범해서 더 멋진 것이다. 심지어 방 안의 벽지 하나까지도 전부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이상 디자인을 단지 '소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알고 되찾아야 할 것이다.